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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무진요

MUJINYO

“An Endless Bound”
다함이 없다.

무진요 대표 도예가 신원동 작가

전통 공예의 본 고장인 이천에서 태어난 그는 도예가인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흙을 주제로 한 공예에 몸을 담게 되었다. 다루기 힘든 소재인 ‘흙’을 가지고, 사물과 사람의 관계를 논한다. 공예가로서 그는 흙에 생각을 담고, 이름 그대로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하나의 본질적인 사물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계속한다.

 

Q1. 어떤 계기로 도예가가 되셨나요? 무진이라는 이름의 탄생도 궁금합니다.

무진은 아버지께서 지어 주신 호로 없을 무(無)에 다할 진(盡) 자를 써 끝없이 노력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천에서 태어나 도예가이신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럽게 도자기를 접하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에 어렴풋이 도자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관련 학교들을 진학하고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사용이 가능한 실용적인 물건들을 만들어왔고, 최근에는 달 항아리와 같은 오브제 제작을 주력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Q2. 작업을 할 때의 과정이 궁금해요. 개인만의 디자인 철학, 의도하는 바가 있을까요?

기술적으로 물건을 구현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라 작업의 과정보다는 시작하는 동기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흥미롭게 작업할 수 있는 주제와 아이템인지가 중요하며 심미성을 위해 기능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과 심미성이 함께 가는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그 때문에 물건을 만들고 사용하는 시간을 오래가지는 편입니다. 단순한것보다는, 유연함 속에서의 간결한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Q3.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소재와 과정을 이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본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많은 형태를 스케치하고 머리에 형(形)을 이해한 뒤 작업하지만, 머릿속의 형태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인 요소들, 예컨대 흙의 컨디션과 양, 작업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수 등을 적용하여 그것에 맞는 형태를 머릿속에서 적용하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Q4. 현재까지의 작업중 가장 인상에 남은 작업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문화역 서울 284>에서 했던 전시입니다. <옥인다실> 이혜진 선생님께서 기획하신 전시로 작업물만 참여했는데 맥시멀한 느낌이 있는 전시라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작업물에 큰 애정을 가지 않는 편입니다. 작업의 과정이 의미 있고 즐거워서 결과물을 크게 중요치 않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요즘 가끔 만들고 있는 큰 달 항아리 일 것 같습니다. 제작 시에는 크기가 70센티미터 가까이 되는데 쉽지 않고 과정 때문인지 조금은 정이 가는 것 같습니다.

Q5. 평소 작업할 때 입는 유니폼이 있을까요? 평소에는 어떤 옷을 선호하나요?

아무래도 작업 시에는 옷이 금방 더러워지고 헤지기 때문에 일상의 생활복과는 구별해서 입습니다. 꾸미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 무채색 옷을 선호하고, 셔츠를 많이 입는 편입니다.

Q6. 작업해왔던, 혹은 현재까지 방문했던 공간들 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공간이 있다면?

최근에 방문한 사유원입니다. 건축가 알바루 시자를 좋아해 방문하였는데 건축물도 좋지만, 조경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히 풍설기천년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시작되는 시퀀스와 마지막으로 보이는 풍경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과한 방식이 아니더라도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7. 이천 도자기 마을에 있는 무진요의 작업 공간이 궁금합니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예스파크에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200가구가 넘는 도예가들과 공예가들이 작업하고 있는 도예 단지로 여러 구획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저는 가마 마을에서 작업을 하고 있고 개인 공방과 가볍게 차를 마실 수 있는 쇼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만족할 만한 공간은 아니기에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8. 독특하고 화려한 것보다는, 공감이 되고 모나지 않은 것들을 추구하는 것은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닮아 있네요. 어디에서 그 매력을 느끼시나요?

세상이 너무 밀도가 높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때문에 제가 그런 곳에 또 다른 하나를 더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본질적인 것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덜어내는 방식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덜어냄의 과정에서 완결을 찾은 것이 아니라 유연함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Q9.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다음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세 올해는 두 가지 계획이 있는데 공예트렌드 페어와 첫 개인전을 준비 중입니다. 활동한 시간에 비해서 아직 개인전을 한 적이 없어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고 있었는데 제대로 전시를 하고 싶어서 오랜 시간 고민해왔습니다. 장소는 아직 미정이지만 공예트렌드 페어에서 작게 홍보를 겸한 부스를 만들고 다른 장소에서 본 전시를 계획 중입니다.

“Back to Basic”
다시, 기본으로

POTTERY 포터리 대표 김건우

포터리는 ‘도자기’라는 사물의 특성을 본 따 만든 브랜드이다. 도자기는 본질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되 시간과 환경에 따라 본연의 흔적이 남겨지게 되는데, 이 성격에 착안하여 브랜드의 이름이 탄생하게 되었다. 포터리의 대표와 함께 브랜드의 시작과 추구하는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1. 포터리(Pottery)라는 이름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POTTERY는 ‘도자기’를 의미합니다. 도자기는 오랜 시간 흙을 빚어 구워내고 유약을 칠하고 건조한 뒤, 다시 한번 구워내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이런 여러 과정을 거친 도자기에는 시간이 지나고 주변 환경에 따라 자연스러운 흔적을 지니게 되죠. 긴 시간이 지남에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본질은 오래도록 변하지 않되 개개인의 삶의 방식에 따라 본연의 흔적이 남겨진다.”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바와 같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을 지었습니다.

Q2. 브랜드가 지향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포터리는 도자기처럼 ‘본질’을 지키며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개개인의 삶에 집중하여 옷을 만듭니다. 특정한 상황에 필요한 제품을 구상하고, 정말 그 상황에 꼭 필요한 것일지 생각합니다. 옷이 그 외의 상황에도 두루두루 어울려야 하는지 고민한 뒤,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그에 맞는 원단을 찾아 수차례 고민을 거쳐 옷을 만들어냅니다.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옷을 빚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적절한 변화를 도입하여 삶을 더욱 좋게 빚어나가는 것이야말로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Q3. 브랜드와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특별히 염두에 두는 점이 있을까요?

먼저, 다양한 직군, 장소, 시간에 맞는 유니폼을 구상하고 브랜드를 통해 더 나은 삶을 빚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이 의도한 상황 외에도 두루두루 어울리는지를 따져보고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그에 따른 최적의 원단을 찾습니다.

계절감, 내구성과 같은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 외에 포터리만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원단이 선택되면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옷을 만들어 냅니다. 일정 기간을 두고 의도한 상황에 적합한지, 다른 제품들과도 잘 어울리는지 여러 번 확인을 거친 후, 의도한 바와 맞지 않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합니다. 이렇게 무수히 많은 고민과 연구 끝에 만들어진 제품들이 자연스레 생활에 녹아들 게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Q4. 대표님이 생각하는 ‘유니폼’에 대한 정의가 있나요?

과거의 유니폼은 한 집단에 소속된 특징을 보여주는 옷이었다면, 현대의 유니폼은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대변할 수 있는 옷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맞춰 우리가 속한 정체성과 개인의 삶을 동시에 포괄할 수 있는 의류를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대사회에 알맞은 옷을 선보이고 제안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목표라고 볼 수 있겠네요.

Q5. 제품을 만드는 데 본인만의 기준이 있다면?

옷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요소는 소재, 실루엣, 만듦새입니다. 그중에서도 소재는 옷을 보여주는 데 있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교한 시각으로 선택한 소재는 만듦새와 실루엣을 돋보이게 하며, 독보적인 차이를 만들어내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옷을 통해 보이는 포터리를 넘어, 어떻게 하면 모든 요소에 포터리스러운 느낌을 잘 녹여낼 수 있을지를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습니다.

Q6. 현재까지의 작업중 가장 인상깊은 작업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거창할 수도 있겠지만, 제 삶에 있어 가장 인상에 남는 작업물은 19SS 컬렉션입니다. ‘포터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처음 선보였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기에 가장 만족하는 작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7. 디렉터로서 생각하는 좋은 옷에 대한 정의가 있다면?

옷은 삶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자 제 삶을 보여주는 것과 같기에 제가 생각하는 좋은 옷은 가끔 입는 옷이 아닌, 손이 자주 가는 옷이라고 생각합니다.

Q8. 평소 일할 때 입는 스타일이 궁금하네요 간단하게 말해줄 수 있을까요?

작업을 하는 시간이 많기도 하고,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어서 편안함을 주는 옷을 주로 착용합니다. 자유로운 활동성을 겸비한 와이드 데님, 그리고 편안한 소재로 만들어진 스웨트, 셔츠류들을 주로 입는 것 같습니다.

Q9. 공간에 대한 디렉터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새롭게 리뉴얼한 공간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평소에 포터리를 찾아오는 고객들을 관찰하며 어떻게 매장이 고객들에게 어떻게 느껴지는지 생각을 해봤어요. 기존의 스토어 컨셉은 고객들에게 편의 공간을 두어 그곳에서 편안하게 옷을 구경하고, 함께 방문한 사람들 또한 쉽게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편안함’에 집중했었습니다. 이런 점들은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그러나 간혹 제품을 입어보기 위해 피팅룸에서 기다리거나 결제 시에 대기하는 모습을 보고 저희가 의도했던 ‘완벽한 편안함’을 제공하진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세일즈의 입장에서 편안한 업무 환경이 제공되어야 더욱 고객에게 여유로운 응대가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시설과 업무처리의 프로세스를 고민했고 리뉴얼을 통해 고객과 판매자 모두의 환경을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시선과 동선 그리고 편안함을 느끼는 조도, 세일즈 담당 직원의 소통 방식, 추가로 매장의 향까지 세세하게 요소들을 하나하나 고려했습니다.

Q10. 4월에는 새로운 매장이 오픈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매장에 대해서 설명해주실수 있을까요?

한남동에 새로운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리뉴얼을 진행한 합정의 HUB 스토어의 공간 철학에서의 연장 선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요소들을 정리하여 새로운 ‘편안함’이라는 인테리어 컨셉, 키워드에 따라 선과 면을 적절하게 배치하였습니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나무와, 정돈된 느낌을 주는 철과 유리 소재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디자인하였습니다. 포터리가 추구하는 자연스럽게 삶에 녹아든다는 것에 착안하여 스토어를 설계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소재와 그를 가공하여 만들어진 인공소재의 조합을 적절하게 배합해서 매장을 멋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꽤나 멋들어진 공간에 사람들을 초대해서 보여주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11. 디렉터로서 매력을 느끼는 지점이 어떤 것들인지 궁금하다.

어떠한 것들이던 하나의 단조로운 선율을 구성하는 것보다는, 조금 울퉁불퉁하더라도 다양한 요소가 하나의 기준에 맞게 적절하게 배합된 것들에서 매력을 느낍니다. 보통 이런 것들을 ‘결’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은데, 하나의 결을 가지고 만들어진 것들은 오랫동안 보기에도 편합니다. 긴 시간 동안 피로감을 주지 않는, 지치지 않고 편안한 마음을 들게 하는 것들에서 매력을 느낍니다.

Q12. 아주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향후 계획을 이야기 해본다면?

2019년도, 봄-여름 시즌을 준비했던 처음의 때로 돌아가, 현재까지 쌓아 둔 포터리의 경험들을 되새겨보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바쁜 나날들을 보내다 보면, 의도한 바 그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자칫 놓칠 수 있을 것 같아 주기적으로 되돌아보고 재정비하여 제가 추구하는 브랜드가 잘 순항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